3일간 미팅 50번 하기 - 지스타 후기
3일간 미팅 50번 하기 - 지스타 후기
3명의 팀원 모두 지스타를 다녀왔습니다. 그 전에 컴업 2022나 직접 개최했던 웨비나 후기도 적고 싶었는데, 지스타를 준비하느라 차마 시간이 없었네요. 그 이야기들은 차차 메이커로그에 남기기로 하고, 부산역의 한 카페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지스타 후기를 써봅니다.
지스타 갈 결심
간단히 저희 소개를 하자면, 게임 내에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는 PPL (간접 광고)를 중개하고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의 PPL이 게임이나 메타버스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사와 광고주를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저희 팀은 마케팅이나 게임 업계에 인맥이 없었기 때문에, 아주 막막했죠.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지스타는 저희에게 참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렇게 게임과 마케팅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집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과감하게 1인당 25만원이나 하는 입장권을 사서 비즈매칭을 미친듯이 신청하기 시작했습니다.
3명이서 150군데가 넘는 회사에 미팅 요청을 보냈고, 결과적으로 50곳이 조금 안되는 회사들과 미팅 시간이 확정되었습니다. 사실 아직도 조금 빨리 비즈매칭을 시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미팅 노쇼당한 아픔
목요일 새벽 6시 30분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레퍼런스 하나 없는 마케팅 에이전시로서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누가 봐도 급하게 만든 명함과 짧디 짧은 PPT, 그리고 다 잘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비장하게 벡스코에 도착해 떨리는 마음을 추스르며 첫 미팅을 시작했죠.
그런데 처음부터 액땜을 한 것일까요, 열정적인 미팅이 오가는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저희 팀원은 10분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미팅하기로 약속했던 대표님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갈 수 없다’ 였습니다.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었죠. 팀원은 머리 끝까지 화가 났지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30여개의 게임사를 확보하다
노쇼의 아픔이 있었지만, 수많은 미팅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슬퍼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다행, 노쇼는 더 이상 없었고 기분 좋은 일들이 일어났죠.
저희는 게임사 분들에게 ‘쾌적한 게임 플레이’와 ‘광고를 통한 추가 수익’의 딜레마를 해결하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게임 플레이에 녹아든 간접 광고로, 플레이어 경험을 해치지 않고 추가 수익화를 도와드리겠다고 하였죠. 대부분의 게임사 분들의 대답은 ‘좋다!’ 였습니다. 거의 ‘설득’이 필요하지 않더라고요.
심지어 몇몇 분들은 정말 적극적으로 어디에 광고를 넣을 수 있을 지 아이디어를 마구마구 내주셨습니다. 이미 PPL 형태를 구상해놓고, 광고 지면까지 만들어놓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게임사 분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우리가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보류’의 입장을 표명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 분들의 이유는 ‘지금 바로 의사결정을 못하는 조직 구조’이거나 ‘우리 게임에 과연 들어갈 수 있을지’ 및 ‘레퍼런스가 있으면 좋겠다’와 같은 이유였습니다. 모두 저희가 발로 뛰고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죠. 수십 번의 미팅으로 게임사는 저희의 광고를 ‘안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고, 더불어 30여개의 게임사를 확보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새로운 채널, 부족한 레퍼런스
지스타에서 게임사만 만난 것은 아닙니다. 다른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와도 미팅을 진행했는데요, ‘한정적인 채널로 인한 새로운 채널의 수요’가 있다는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인게임이라는 ‘새로운 채널’을 개척하는 저희가 잡아야 할 수요를 발견한 것이죠.
하지만 ‘새로운 채널’인 만큼 레퍼런스가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죠. 성과가 좋을 것이라는 간접적인 증거는 많지만, 직접적으로 증명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특히 ‘게임 안에서 어떻게 전환이 일어날 것인가?’의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아직 뾰족한 답은 나오지 않았기에,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 생긴 것이죠.
두려워 하지 않고, 일단 만나보기
50여 번의 미팅을 하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생각으로만 세웠던 가설을 증명할 수도 있었고, 아직 부족한 수많은 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죠. 게임 업계와 마케팅 업계의 종사자 분들의 이야기는 모두 저희에게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지스타에서 집중적으로 만나보지 않았다면, 3달은 넘게 걸렸을 일들이 3일만에 일어났습니다. 그 전까지 실제 광고 중개가 막막하기만 했는데, 드디어 조금은 길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역시, 더 완벽하게 준비가 끝나기 전에 고객부터 만나보는 것이 옳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더 준비를 하고 지스타 같은 대외 활동을 하자고 생각했다면, 몇 달 이상을 손해보았겠죠.
이제 진짜 시작
이제는 정말 광고주를 유치하여, 실제 중개를 시작할 때입니다. 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일단 부딪혀 보려 합니다. 앞으로 할 일이 정말 산더미같은데, 그 여정을 틈틈이 공유하겠습니다. 저희 EDAI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